디스크 살며 생각하며...

흔히들 말하는 "디스크"에 걸린지 2주일이 되어간다.
무슨 무거운 짐 따위를 억지로 들다가 허리가 삐끗한 것이 아니다.
늘상 양쪽 어깨에 카메라 두 개를 걸고 다니고, 몸을 쭈그렸다 폈다 하는 동작을 쉴 새 없이 반복하며, 의도한 앵글을 잡기 위해 남들에게는 꽤나 이상스레 보일만한 우스운 자세를 마다하지 않고, 컴퓨터, 그것도 랩탑 앞에 몇 시간씩 앉아있는 것이 생활화된 덕분에 이런 반갑지 않은 일을 당한 것 같다.
게다가 "운동"이란 것과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아왔으니.....
처음엔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1미터 이상을 걷는 것조차 불가능하더니, 겁을 확 집어먹고 양,한방 짬뽕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으니 이젠 걸을 수도 있고,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다시 멜 수도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아침에 눈뜨자마자의 첫 중요 일과인 화장실 가서 볼 일을 보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렇다보니 당장 일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받게된 건 당연한 일.
꼬박꼬박 돈 나가야 할 곳은 주욱 줄을 서 있는데, 이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조차 무척 조심스러운 지경이니,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떻게 돈을 번단 말인가.
생각할수록 열받는 건,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다가 몸이 맛이 가게 되면, 평소에는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대던 그 누구도 책임져 주지를 않는다는,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그리고 냉혹한 현실이다.
그리고, 몸을 아껴주지는 못할 망정, 몸에 나쁘다는 것만 가까이 하면서 부단히 혹사시키기만 했던 내 자신이 참으로 부끄럽다.
어서 나아서 예전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 즐겁게 하면서 열심히 돈 벌고 싶다.
하늘의 가호가 있으시기를.....
(요즘들어 특히나, 디스크로 오랫동안 몸고생 마음고생했던, 내가 좋아하는 C 후배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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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FineApple 2006/09/20 10:32 # 답글

    뜸하다 싶었는데 아프셨군요. 디스크까지 닮을 필요가 ... -_-;
    어여 쾌차하시길~ (야후 계정으로 멜 보냈는데 받으셨는지?)
  • LovePhoto 2006/09/22 03:44 #

    파인애플氏가 겪었을 고초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생각하며 지냅니다. 이래저래 얼마나 힘들었을지.....
    다행히 디스크 초기이기 때문에 수술까지 필요한 단계는 아니라고는 하나, 이제 평생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의 "일"과 "조심"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그나저나, 그 와중에 재미난 얘기 하나!
    어제 파인애플氏 이메일 읽고 HK 누님을 메신저 상에서 만나, 제가 디스크때문에 문제가 좀 생겨서 속이 너무 상한다고, 간단히 근황을 얘기하자, "어! 저런..., 그래서 데이터가 다 날라갔어?" 하고 물으시더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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